높은 구조물 아래에서 느끼는 감정적 압력고가도로 아래 공간은 도시에서 가장 특징적인 ‘음영 지대’다. 햇빛이 직접 닿지 않고, 천장이 낮게 내려앉은 듯한 구조는 사람의 감정에 묵직한 압박을 준다. 이 공간의 특징은 머리 위에 놓인 거대한 물체에 대한 무의식적 경계심이다. 인간의 뇌는 상부 구조물이 가까울수록 위험성을 더 크게 인지하는 경향이 있어, 고가도로 아래를 지날 때 불안 수준이 아주 약하게 상승한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적 중력처럼 작용한다. 보행자는 이유 없이 걸음을 빠르게 옮기기도 하고, 잠시 머물면 공간의 기운이 ‘가라앉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가도로가 주는 물리적 무게는 심리에까지 전달되어, 공간 전체가 눌려 있는 듯한 정서를 형성한다. 이런 감정의 압력은 단순히 어둡기 때문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