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공간이 만들어내는 비자발적 공존 엘리베이터는 도시의 일상 속에서 가장 짧지만 강렬한 사회적 공간이다. 우리는 낯선 사람들과 물리적으로 밀착된 채 잠시 같은 목적지를 향해 이동한다. 이 공간은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곳이며, 개인의 심리적 방어기제가 극대화된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를 ‘비자발적 공존(involuntary coexistence)’이라 부른다. 사람들은 서로를 의식하면서도 시선을 피하고, 침묵으로 존재를 유지한다. 이때 발생하는 미묘한 긴장은 인간이 낯선 타인과 가까워졌을 때 나타나는 대표적 스트레스 반응이다. 엘리베이터는 그 자체로 현대 도시의 축소판이며, 익명성과 밀집성이 공존하는 사회적 실험실이다. 인간은 그 속에서 타인과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